
당신에게는 귀인이 있나요?
귀인은 어떻게 생길까? 은사는 어떻게 생길까? 왜 누구는 은사가 있고, 누구는 없는가? 나는 일생에 걸쳐, 은사가 없다고 말하고 다녔다. 실제로 그렇다. 나의 삶에 크게 영향을 준 사람이 없다. 차라리, 헤르만 헤세, 알베르 카뮈, 서머셋 모옴이 나의 은사라고 말했다.
나는 그것을 내가 가진 운의 문제, 환경의 문제로 돌렸다. 내가 시골에서 자라서, 내가 마산에서 자라서, 교육환경이 좋지 않은 학교를 나와서, 학교 선생님이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서, 경제학부에는 사람이 많기에 학부생에게 관심을 주지 않아서.
최근에 클로브AI 대표 도은욱님의 인터뷰를 보았다. 그의 삶에 귀인이 많았다. BZCF 는 은욱님에게 어떻게 그렇게 귀인이 많냐고 물었다. 모두가 귀인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동일하다고 했다. 다만,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broadcast 하냐의 차이가 있다고 했다. 내가 줄곧 창업 얘기를 하고 있다면, 주변 사람이 나를 추천해주려고 노력할 거라는 얘기다. 너무 공감이 갔다.
이걸 들으며 귀인을 만나는 3가지 조건을 생각해보았다. 첫 번째는 한 가지에 몰입하기. 두 번째는 자신이 몰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기. 마지막으로 도움을 요청하기
내 삶에도 여러 귀인의 가능성을 가진 분들이 있었다. 내가 경제학을 공부하던 시절에, 강교수님은 수백명의 학생 중 나를 꼽아서 전액 장학생으로 추천해주셨다. 그 교수님은 나에게 잠깐 귀인이 되었지만, 1년 후 나는 경제학을 놓고 개발자가 되기로 했다. 그렇게 한명의 귀인을 떠나보냈다.
개발자가 된 이후에도 기회가 많았다. 토스에서 처음 들어간 팀에 승건님이 있었다. 그리고 사수는 엔지니어링 역량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분이었다. 정말 좋은 환경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도움을 먼저 요청하고, 귀찮게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줄곧 혼자 결정하고, 혼자 공부해서 올라왔다. 이번에도 승건님이 옆에 있지만, 혼자 그로스 해킹을 공부하고, 혼자 승건님의 PO 세션 녹화 강의를 봤다. 뛰어난 사수가 옆에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혼자서 학습했던 시간이 많았다. 그렇게 또 몇 분의 귀인을 떠나보냈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귀인은 수동적으로 다가오는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만들어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운이나 환경의 문제를 따지기 전에, 귀인은 도처에 존재한다. 누군가를 귀인으로 섬기기까지의 일은 나에게 여전히 어려운일이다. 그렇지만 조금씩 그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존경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이제는 여럿 있다.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나의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도 있다. 중요한 출발을 했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큰 차이를 만드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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