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 신화 (Le Mythe de Sisyphe),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시지프(Sisyphe)는 누구인가?
시지프(Sisyphe) 는 프랑스어, 시시포스(Sisyphus)는 영어로, 카뮈의 언어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시지프라 쓰겠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간으로, 신에게 형벌을 받는다.
그 형벌은 매우 특이한데, 제우스는 시지프에게 커다란 바위를 산정(山頂)으로 끌어올리는 일을 영원히 반복하도록 하였다.
얼굴, 바위에 밀착한 뺨, 진흙에 덮인 돌덩어리를 떠받치는 어깨, 이 모든 고난을 겪으며 산정으로 바위를 올림과 동시에 바위는 다시 산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시지프는 굴러 떨어지는 바위를 바라보며 하산하고 다시 바위를 산정으로 올린다.
이를 영원히 반복한다.
알베르 카뮈는 위 신화를 차용하여 자신의 철학적 에세이 <시지프 신화>를 저술한다.
카뮈 철학에 부합하는 인간상으로 시지프를 언급하였다.
매일 매일이 무의미임을 명증히 인식하고, 이 형벌이 영원히 계속될 것임을 알고, 헛된 희망을 품지 않는다.
단지 매순간 바위를 산정으로 끌어 올리는 데 집중하며 자신의 운명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바위를 떨어뜨리고 한걸음 한걸음 웃음 지으며 내려오는 시지프를 상상한다.
내가 왜 이 신화를 좋아하냐면, 이것이 우리 삶의 본질을 관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첫 째로, 인간은 무언가를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는 무의미성을 인식하는 것.
둘째로, 희망을 품음으로써 이 세상에서 도피하지 않는 것.
셋째로, 자신의 운명이 신이 정한 필연이 아니고, 우연의 산물임을 인식하고, 자신의 운명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행복한 시지프로 거듭나는 것이 얼마나 가능한 일인지 확신할 수 없다만, 이를 꿈꾸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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