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삶에 대한 생각

우리는 동물원 속 동물을 자유롭다고 말하지 않는다.

행복한 시지프 2022. 2. 15. 23:52

20210502

 

우리는 동물원 속 동물을 자유롭다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는 선택에 있어 자주 자유롭다고 오해한다는 생각이 든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나라 인문계 고등학생 중 9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한다.

공부를 나름 열심히 했던 집단으로 좁혀보자면, 99%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는 꼴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대학을 자유롭게 목표로 하고, 하나를 선택하여 진학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자유롭게 선택했다"라고 부를 수 있을까?

자기 생각의 기준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생각을 한 사람에 대하여, 그리도 날카로운 비판을 자행하는데, 우리는 온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자신이 선택했을 뿐, 선택 과정에서 심리적인, 물리적인 압박이 전혀 없었느냔 말이다.

학창시절 공부를 하지 않거나, 가벼운 사랑을 한다거나, 사실은 그렇지 않지만 그들이 허송세월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는 것들에 대하여 그리도 폭력적인 잣대를 들이미는데, 선택의 과정이 자유로웠다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과정에서의 자유로움이 보장된 선택에 대하여 자유롭다고 말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자유를 억압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능동적인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다. 그들도 억압 '하려고' 노력하진 않았을 것이다. 의도와 진심이 와전되어 나타났을 뿐)

자신이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선생, 때때로 가족, 넓게는 사회 등등.

이들로부터 우리는 자유를 얻었는지,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충분히 고민해보아야 한다.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자유롭다고 오해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면, 온전한 자유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 온전한 자유를 이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이는 초원에서 날뛰고 있는 얼룩말이, 인간의 문명 속에서는 뛰어다닐 수가 없다고 하여 자유롭지 않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