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새 Hermes Agent 가 참 핫하다. 나도 관심이 매우 커졌고, 이제는 Hermes와 아침을 시작하고, Hermes와 하루를 마무리한다. 일어나서 날씨를 리포트 받는다. 마스크를 쓸지, 우산을 쓸지, 옷은 어떻게 입을지 제안받는다. 자기 전에는 나의 하루를 회고해준다. 내가 하루 동안 일하면서,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것에 집중했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돌아봐 주고, 나의 과거 생각들과 연결해 주거나 모순점을 발견해 준다. 일과 중에도 여러 번 나를 도와준다. 이렇듯 Hermes는 나의 삶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더 잘 쓰면, 삶이 더 편해지리라 생각한다.
도구를 잘 쓰는 방법이 고민일 때, 멘탈 모델을 묻곤 한다. '이 도구를 잘 사용하려면 어떤 멘탈 모델이 필요한가?',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은 "비서"이다. 내가 비서를 두고 있다는 생각으로 Hermes Agent를 대해야 한다.
그렇지만 문제는 우리는 비서를 모른다. 비서를 둬 본 적도 없을뿐더러, 비서가 어떻게 일하는지 본 적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드라마에서나 보았으려나. 당연히 비서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배운 적도 없다. 비서의 본질과, C레벨은 왜 비서를 두는지 이야기하며 해소해 보려고 한다.
비서라는 직업은 왜 존재할까? 2가지이다. 인지심리학, 경제학 측면이 있다. 먼저 인지심리학 측면은, 허버트 사이먼의 제한된 합리성에 기반한다. 인간이 하루에 쓸 수 있는 의사결정 수에는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즉, 인지 부하를 줄여서 제한된 인지 자원을 고부가가치 판단에 집중해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결정을 많이 해야 하는 C레벨에게는 이런 장치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그것의 발현이 비서이다.
경제학 측면에서 보면, 비교우위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국제무역론 시간에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을 배운다. 교과서 예시로는 타이거 우즈와 잔디 깎기가 나온다. 타이거 우즈가 몸이 좋으므로, 골프도 잘 치고, 잔디도 더 잘 깎을 것이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가 잔디를 깎음으로 인해 포기해야 했던 CF 비용 10억, 즉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직접 잔디를 깎지 않고, 잔디 깎기를 고용하는 게 이득이다.
나는 이 2가지가 비서를 잘 활용하는 멘탈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인지 부하를 줄이고, 내가 더 잘하더라도 일을 시켜야 한다. 대표적으로 인지 부하를 가지는 일에 무엇이 있을까? 사실 이걸 생각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매일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게 인지 부하를 만들리라 생각하기 어렵다.
가령, 매일 아침 날씨를 확인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옷을 고르는 일이 있을 것이다. 하루의 할 일을 정하는 일, 캘린더에 내가 직접 약속을 등록하는 일, 녹음한 파일을 AI로 전사해서 노트에 넣어두는 일, 밤에 회고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 점심에 약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 등 무수히 많다. 내가 직접 생각하지 않고, 적절한 시간에 알려달라고 명령해 두고, 비서가 찾아오면 나는 그 일에 힘껏 집중하면 된다.
비서라는 메타포와, 그 멘탈 모델을 기반으로 내 삶을 돌아보면 보자. 내가 실제 비서가 있다면, 이 정리를 내가 할까? 비서가 있다면 식당을 내가 예약할까? 비서가 있다면 이 이메일을 내가 쓰고 있을까?
이 모든 것은 설명을 듣기보다는, 비서를 고용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비서를 두기 전에는 이 생각을 하기 어렵다. 나를 전적으로 보좌하는 비서가 있다면, 위임해야 할 일이 하나둘씩 떠오르게 될 것이다.
자, 남는 컴퓨터 하나 잡고, Codex에 "/goal Hermes Agent 세팅하고 Discord로 대화할 수 있게 만들어줘"라고 명령하여, 비서를 고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