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삶에 대한 생각

코딩 공부 시작

행복한 시지프 2022. 2. 15. 23:47

20210111

수많은 고민 끝에 프로그래밍 언어 공부를 시작하였다.
이전에 해왔던 경제를 계속 해나갈 것이냐,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냐, 굉장히 고민했다.
고민 결과,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다.
몇 가지 이유를 적어보자면,

1. 창조적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
이것 또한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읽으며 들었던 생각이다. 알베르 카뮈는 부조리한 인간은 '예술가적 창조'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죽음을 직면하고, 무의미한 삶 속에서, 우리가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창조해야한다고 말한다. 어떤 희망과 의도 없이 이곳에 집중하는 방법은 어린아이 같이 의도 없이 만들었다 파괴하고 만들었다 파괴하는 일인 것이다. 너무 공감이 되었던게,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그 일에 완전히 몰두하는가 생각해보면 창조하는 일이었다. 논문을 쓰거나, 콘텐츠를 만들거나, 앱을 개발하거나 하는 일들.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면, 경제학 그 자체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내가 꿈꾸었던 5급 사무관이나, 금융공기업 또한 그런 맥락에서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삶을 고민하였다.

2. 도전의 역사가 없는 삶을 살아왔다.
돌아보면 무미건조한 인생이었다. 살아오면서 도전이라 할 만한 일이 있었을까? 유트브에서 몇몇 강연들을 접하다보면, '도전하라'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뭔가 그 말 자체는 멋있고, 그 사람 자체도 멋있어 보인다. 아, 저 사람은 아주 대담하고 겁 없는 사람이구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도전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해서 도전이 되느냐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저 사람과 나의 차이점은 단순히 도전에 대한 마인드 차이가 아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도전의 역사이다. 얼마나 진보적인 삶을 살아왔느냐, 그런 환경에서 살아왔느냐의 차이이다. 생각해보면 25년간 도전이라 할 법한 일을 한 적이 없는데, 어찌 지금 와서 도전할 수 있겠는가? 지금 현재 내가 도전하지 못 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도전이라는 녀석은, 하면 할수록 할 만 해지는 녀석이다. 이대로 공무원이나, 공기업으로 들어가버리면 지금의 보수적인 행태를 이어갈 수밖에 없겠지. 그러한 삶을 바라지 않았다.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더라도, 도전이라는 것을 해보고, 도전하는 삶보다 안정적인 삶이 더 사랑스럽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안정적인 삶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3. 조금의 재능이 있지 않을까?
도전과 창조성이라고 한다면, 예술가가 될 수도 있다. 다른 직업들도 아주 많을 것이다. 노래를 한다든지, 세계여행을 다닌다든지, 뭐든. 그 중 굳이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이유는, 내가 잘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깊게 해보진 않았지만, 프로그래밍은 결국 문제해결능력과 알고리즘적 사고에 의존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논리적인 사고와 무엇이 더 나은 방안일지에 대한 고민은 평생껏 많이 해왔고, 꽤 자신이 있다.

이런 이유들로, 프로그래밍 공부를 시작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불안하다.
도전해본 적이 많이 없거니와, 잘하는 것을 버리고 떠나온다는 게 참 두려운 일이다.
모르겠다. 미래도 보이지 않고, 내가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경제학에서 4.5 학점도 몇 학기 받아보고, 곧잘 해나갔던지라 부모님과 주변의 시선도 괜시리 걱정이긴 하다.
어쩔 수 없다.
올해는 <도전의 해>이다.
몇 해 도전하고 안 되면, 그래도 돌아갈 집(경제)이 있지 않은가.

불안할수록 현재를 열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불안하지 않는 방법은 계획 대충 짜고 달려나가며 얼른 불안해지지 않는 상태까지 치닫는 것이다.